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영성 미션’( 월간 한국인 선교사 2024.1)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러시아 상트페테스부르크(구 레닌그라드)
러시아 성탄절기에 샬롬!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나면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 동시에 열릴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강권하심으로 약 29년 전 파송을 받았고, 그 당시 파송한 교회 선임 장로가 며칠 전 별세하였습니다. 저는 1975년 갑자기 군에 입대 후 1980년에 복학하는 바람에 동기들의 대부분이 4-5년 후배들입니다. 당시 영락교회 청년들, 권사님들과 함께 새하늘 선교회를 시작하면서 지금도 모임을 가지니 놀랍기만 합니다. 그리고 1980년 7월 17일에 경험한 ‘사도행전’적인 회심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후로는 주께서 더욱 광활한 곳으로 인도하고 계십니다. 한창 사역할 때 약 7-8년간은 주 후원교회가 없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쉬우면서도 감사하기는 몇 년 전부터 주의 긍휼을 통해 모교회인 영락교회와 사랑의 선교 동역이 시작되었습니다. 또한 어느 한식당에서는 호박죽으로 유학생들과 선교사들을 대접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때 우리 ‘미르 선교회’ 선교사들도 참석하여 한인회 활동을 했던 몇몇 분들을 만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 노회의 티무르 목사의 안부를 대신 전하는 중에 이곳 근교의 ‘푸시킨’ 마을에서 사역을 하던 어느 선교사도 약 6개월 전에 별세했다고 그의 딸로부터 소식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가끔 고전을 읽다 보면 혼탁한 이 시대에도 귀한 도전과 깨달음이 옵니다. ‘기독교는 쉬울까? 어려울까?’양심은 따르면 따를수록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나 기독교의 방식은 더 어려우면서도 더 쉽습니다. “너의 자연적 자아 전부를 (네가 악하다고 생각하는 욕망이나 죄 없는 욕망을 가리지 말고) 내게 넘겨다오 그러면 그 대신 새로운 자아를 주마” 라고 말씀하십니다.주님께는 절충안이 아닌 우리 보고 온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마치 알은 부화하든지 썩든지 둘 중에 하나가 될 수밖에 없듯이 ‘교회는 오직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이끌어 작은 그리스도로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C.S. Lewis, 순전한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선교는 한마디로 예수 생명, 예수 사랑을 전하고 나누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생명을 받은 사람만이 이 일을 할 수가 있고 또, 받은 이들은 저절로 선교에 동참하게 되는 이것이 선교의 핵심입니다.
강원도 황지 하사미리 마을에서 약 40여년을 사역한 예수원의 대천덕 신부의 삶과 메시지는 지금도 수많은 이들을 주께로 이끕니다. 그는 책을 쓸 시간이 없었기에 그가 강의한 내용들을 그곳 공동체의 형제자매들이 풀어서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대천덕 신부가 전하는 핵심은 자신의 삶을 드려 산 제물이 되는 영광을 말씀하는데 감동이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복음 전하는 분들의 이야기, 그 현장에서 주님이 하신 일들을 누군가가 써준다면 차이는 있겠으나 은혜는 비슷할 것입니다.
저는 월간 한국인선교사 잡지에 두 번 글을 올린 것 같은데, 이번에는 전자앱으로 열 번에 걸친 나눔의 기회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그 깊고 놀라운 손길을 어찌 알 수 있을까요?(롬 11:33 참조)
나는 사람에게서 영광을 취하지 아니하노라(요 5:41)
어느 날 아침에 송이골 목사와 게으르기 목사 그리고 갈랴 전도사와 ‘미르 신학교’ 에 관한 논의를 하였지요. 내년부터는 목회 훈련 과정은 수강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전에 왕성하던 ‘미르 신학교’는 여러 해 전부터 주간은 야간으로 변경되고, 명맥을 유지 중입니다. 저는 신학교 사명은 아닌 것 같으나 러시아에 뿌리를 내리는 ‘미르 신학교’가 되었으면 하며 안타까워할 때가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러시아는 팬데믹과 전쟁으로 인하여 많은 젊은이들이 중앙아시아로 또는 한국 등 여러 지역으로 피난을 갔음에도 ‘디베랴 교회’ 는 생동하고 있습니다(이리나 목사, 장요셉 선교사 가족, 갈랴 전도사 등). 어느 추운 날, ‘미르 선교회’ 금요 중보 기도회에는 우리 ‘디베랴 교회’성도들이 많이 참석하였는데, 주께서 기뻐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미르 고려교회 22주년에 “하늘나라 잔치에는 죄인 하나가 회개할 때 놀랍게 축제가 일어난다”는 축사를 하였습니다. 그동안 많이 약해진 고려인 교회 중앙 예배이나 지마 목사가 섬기는 동쪽 지교회가 많이들 참석하여 분위기가 살았고(북쪽 지교회는 몇 년 전에 독립함), 풍성한 식사 이후 젊은이들이 남아서 성경과 찬송으로 퀴즈대회를 하는데 참 보기가 좋았으며,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었고, 제게도 재미있었습니다. 이 행사에는 전쟁을 피하여 도망갔던 ‘리자’와 ‘마르크’ 부부가 돌아와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내가 기다리고 기다렸더니(시 40:1)
성탄과 새해를 기다리는 절기입니다.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다시금 묵상하는 날들 가운데 하나하나 기도하며 기다렸던 일들이 지나갔지만, 아직도 하나님의 도우심과 구속하심을 기다리는 간절한 일들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28년간 동역한 어느 선교사 부부가 자녀 문제와 낙심되는 사연 등으로 송별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주일에는 그를 디베랴 교회에 초청하여 말씀 들을 때가 있었는데 듣기 어려운 간증도 나누었습니다. 한편 노회에서는 약 20여 년을 섬겨온 어느 선교사와 현지 목사와의 영적인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던 중 초청 강사 관련한 문제로 사이가 매우 위험한 상태였는데, 여러 고비 고비를 거쳐 다시 원만히 흘러가게 되었습니다.한 달 전, 미르 한인교회 출신의 어느 권사님이 제 아내에게 고춧가루를 보낸다고 연락이 왔고, 몇 손을 거쳐 인편으로 받게 되었습니다. 미르 한인교회 사모님과 집사님들이 마음이 모여져 미르 선교회와 동역하는 선교사와 고려인 목사들을 위하여 김장하는 은혜가 있었는데(배추는 미르 선교회가 구입함), 그 과정에서 누군가 잠시 소외되기 쉬운 갈등의 조짐도 보였습니다.요사이 많은 이들이 아프고, 어려운 기도 제목도 많이 있습니다. 제 아내도 왼쪽 갑상선 항진증인지 무슨 결절로 인하여 목이 불편한데 어느날 다른 오른쪽도 아프다 합니다. 살아 계신 주님이 만져 주시면 단번에 났겠는데 그게 쉽지 않았습니다. 감사히 이리나 목사로부터 15차례 정도 침을 맞았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져 통증이 잠잠하다고 합니다. 또한 지금 세계는 전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는 잃어버린 영토가 20%가 넘었는데 이대로 휴전할 수 있을지... 그중에 북한은 러시아에 100만발의 포탄을 지원 하고 있는데 어떻게 휴전이 되거나 종전이 될는지 모르는 위태한 상황 속에 최근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등 여러 나라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얽혀 있습니다. 이럴수록 주의 종들간이라도 또한 주의 종을 위하여 비판보다는 마음을 주께 기도로 올리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영원한 생명을 주신 주님 안에서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내 자신부터 온전히 산 제사를 드리기를 기원합니다. 다시금 풍성한 놀라운 새해를 기원합니다.
KOMI글_이희재 러시아 선교사 hjlee-mir@hanmail.net
( 월간 한국인 선교사 2024.1월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영성 미션’①)
기도부탁드립니다 (선교동역에 감사드리며)
1.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종전, 교회들 회복
2. 미르 신학교(야간 및 온라인 과정)에 신학생을 보내주소서
디베랴교회,미르 선교회 사역자, 선교사들에게 성령으로 한 마음을!
미르 수양관 난방 수리 및 거주하는 관리자( 주께서 사용하소서)
3. 막내 종한(26세, 캐나다 NGO 단체 근무 ;주께로 돌아오는 역사, 병역의무 덕스럽게 연기토록 영주권)
*장남 종은(36세,미국대학 조교수); 주의 예비된 아내를 만나는 은혜(취업 비자등)
*안산의 동생네 가정 (큰 딸 신혜의 생업), 가족 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