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컬럼

봄은 멀지 않은데.....

  • 글쓴이 미르 날짜 2014.01.24 11:46 조회 2,135
봄은 멀지 않은데.....

4월 첫날이다. 검은 외투와 잠바를 입은 사람들, 그 행렬에 서면 마치 무슨 갑옷을 거친 것처럼 내 삶이 무거워 보인다. 고국이라면 봄이 한창 무르익을 계절일 것이다. 거리에 노란 개나리꽃이 넘쳐나고, 도심을 벗어나면 야산에 진달래가 한껏 제 색깔을 뽐 낼 것이지. 
러시아의 4월은 아직 봄의 색깔이 없다. 그래도 날씨를 보면 봄은 저 만치 오는가 보다.
러시아의 시인, 세르게이 예세닌의 <어머니에게 부치는 편지>의 시 귀가 오늘 따라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아마 멀리 봄이 오는 소식에 취했나 보다.

<나의 늙으신 어머니 아직 살아계십니까 ?
나도 살아 있습니다. 안녕하신지요! 인사를 드립니다.
부디 당신의 오두막위에
그 기막힌 저녁 빚이 흐르기를 빕니다
----중략----

당신은 불안을 숨긴 채 내 걱정을 많이 하시고
헌 옛날 코트를 입고 자주 한길로 나오신다고요.
-----중략-----

예전처럼 내가 정답게 꿈꾸는 건
불안한 고뇌에서 하루속히 헤어나
나지막한 우리 집으로 돌아가는 것뿐입니다
나는 돌아 가겠습니다
우리의 흰 뜰이 봄처럼 가지를 활짝 펼칠 때>

선교사라는 이름으로 무슨 특별난 특권을 가진 자처럼, 늙은 신 어머니를 곁에 모시지 못하고 이렇게 불효를 하면서도 뻔뻔한 얼굴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봄, 어머니 모시고 어느 따뜻한 동산에라도 나가 봄나들이라도 함께 할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려 보지만, 어머니! 연세 많으신 어머니, 외롭게 두고 나는 이렇게 멀리 있다. [이 게시물은 미르님에 의해 2014-01-24 11:47:22 류창현선교사 게시판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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